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ENGLISH

아티스트 소식

  1. Home
  2. 아티스트 소식
  • “맛집 가보면 자랑하고 싶듯 수십가지 타악기 소리 알리고파” 2014.05.07 서울신문
    date : 2015-07-12 / writer : 오푸스 관리자 / Add file : (ip:)
  • 8254 HIT
  • HOT 추천하기
  • GRADE 5점
게시판 상세

상세보기

      

                  

“저희끼리 농담으로 바이올린이 활 한 번 그을 때마다 1원, 첼로는 10원, 팀파니 한 번 치면 100만원 번다고 해요. 타악기 주자는 단 한 번만 쳐도 연주비는 똑같이 받으니까요. 타악기 하길 잘했다 싶은 순간이 그때예요. ‘내가 덜 고생하고 똑같이 받는다’가 아니라 ‘비록 한 번밖에 안 치지만 이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는 자부심 때문이죠.”






오케스트라 맨 뒷줄에 자리해 드물게 존재감을 알리는 타악기에 대한 자부심. “타악기 말고 다른 길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퍼커셔니스트 한문경(29)을 이끄는 힘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4세 때 엄마 손을 잡고 마림바 앙상블에 오디션을 보러 갔다. 10세 때 첫 연주회를 시작으로 독주회를 연 것만 20차례가 넘는다. 일본 마림바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그랑프리를 수상한 건 12세 때였다.

일생의 대부분을 타악기와 곁을 나눈 탓에 그의 일상은 늘 새로운 소리 찾기의 연속이다.

“서울 지하철은 터널 안에서 ‘부등부등’ 소리를 내지만 뉴욕 지하철은 ‘두두두둥 두두두둥’ 소리를 내요. 그러면 학교(뉴욕 줄리어드 음악원 타악기과 석사) 친구들과 함께 지하철에서 박수 치고 리듬 만들어서 놀고 그래요(웃음). 작곡가들도 자신이 상상한 소리를 어떻게 만들어 낼지 자주 물어오죠. 그럴 때면 쿠킹포일을 가져다 젓가락에도 붙여 보고 별 시도를 다 해요. 그렇게 원하는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늘 신나요.”

오는 6월 18일 귀국 리사이틀 ‘비트 앤드 무브먼트’에서 그렇게 찾아낸 타악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슬프게도 한국에서는 연주자가 적은 것도 아닌데 타악기 독주회를 많이 안 해요. 저는 새로운 곡을 만날 때마다 맛집에 가보고 자랑하고 싶듯, 자꾸 관객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어 안달이 나요. 연주회 때마다 수십가지 악기를 동원하는 만큼 음악을 잘 모르는 분들께도 새로운 악기를 접하게 해드리고 싶고요.”

마림바뿐 아니라 비브라폰, 스내어드럼, 톰톰, 카우벨, 우드블록, 팀파니 등 수백 가지 타악기를 다루는 그에게 가장 까다로운 악기가 뭐냐고 물어보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만인이 만만하게 보는 악기, 탬버린이다. “수백 가지를 다뤄도 마림바, 팀파니, 스내어드럼만 잘 치면 다른 악기에서 좋은 소리를 찾기는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탬버린은 매번 어려워요. 주먹으로 치는 소리, 손가락 끝으로 치는 소리가 다 다르고, 손가락에서도 뼈 있는 부분으로 치느냐, 손등으로 치느냐, 손가락을 몇 개 붙여서 치느냐에 따라 미세하게 소리가 달라지거든요. 그걸 빠른 리듬으로도 깔끔하게 전달하는 게 늘 관건이에요.”

비주류 악기의 소외감이 엄습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하다 못해 오케스트라 연주회 때 검은 양말을 신어야 하는데 실수로 감색 양말을 신었는데도 아무도 눈치 못 채면 섭섭하다.

“바이올린이나 플루트처럼 고음의 멜로디 연주자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낼 때가 많아요. 하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그들이 모르는 리듬의 세계를 우린 알고 있잖아요(웃음).” 2만~3만원. 1544-5142.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4-05-07 19면




Password : *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DEL
댓글 수정

비밀번호

수정 취소

0 / 200 byte